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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율스님의 단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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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담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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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4-14 13:41:5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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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 나의(지율)단상 』• • • •
새벽녘, 어둠이 있는 도량, 아가를 에워싸고 있는 애자모 지장보살(낙태된 아이를 수호하는 신)이 우뚝 솟아있는 이곳에 아가들의 영혼이 숨 쉬고 있는 곳이다. 산줄기 어느 곳에서 하염없이 흐르는 눈물의 밤이 깊어서인가. 그 어느 때보다 힘차게 들리는 목탁 소리가 오늘따라 낭랑하게 들어온다.
엄마·아빠가 찾아오는 참회 도량 세상의 빛도 보지 못한 채 사라져간 자식에게 용서를 빌기 위해서다. 엄마 눈에는 자기 아이가 먼저 띈다. 먼저 보내 아이 엄마는 “아가에게 작은 소리로 너희에게 용서 빌려왔다고” 이야기하는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같이 따라온 자녀는 그 아이에게 있어 누나일지, 언니일지, 오빠일지, 동생일지도 모른다. 아이는 부모와 함께 참회하는 모습을 보며 두 손 모아 같이 기도한다, “낙태로 인하여 나의 형제를 잃어버렸구나.” 라는 생각을 바로 보여주는 것이 교육이다. 부끄러워하면서 참회하는 부모의 모습을 보며 생명의 소중함을 느끼는 것이다.
엄마 아빠가 기도하여 참회한다는 것은 아가에게 행복권을 주고 사랑을 주는 아주 작은 도량이다. 많은 사람이 소문에 소문을 듣고 찾아오지만, 아가의 영혼이 엄마의 손길을 기다리고, 생명을 버리고 참회하는 엄마 아빠의 마음 도량인 이곳을 말한다. 슬픈 사연, 안타까운 사연을 달래고자, 다독거려 줄 손길이 기다리고 있는 마음 도량인 이곳을 그 누가 마다하랴.
“엄마 아빠의 인연에 의해서 생기고, 엄마 아빠에 의해서 낙태되고, 엄마 아빠에 의해서 유산되고, 엄마 아빠에 의해서 세상의 빛도 못 보고 사라진 태아들, 그렇게 엄마 아빠에 의해서 꽃망울도 터뜨리지 못한 채 사라져간 아가들을 생각하면 낙태아 영혼을 위한 엄마 아빠의 참회기도 내 뜨거운 젖줄을 타고 네 심장이 뛰는 소리가 들린다.
아가야! 아가야! 사랑하는 우리 아가야!
좋은 인연으로 만났으나 세상에 함께하지 못했다. 하지만 너는 정녕 우리의 분신이고 우리 안에 태동하는 생명이다. 엄마 아빠는 언제나 너를 놓지 않았고 진정 너를 잊지 않고 있으며, 너의 심장 소리가 느껴지는 하루하루가 엄마 아빠는 행복하단다. 사랑하는 나의 아가야! 오늘도 너를 안고, 이야기를 나누고, 기도를 하다 보면, 벅찬 가슴에서 환희로 다가와 마침내 만나야 하는 숙명 같은 순간을 느낀단다.
얼마나 기다렸던 벅찬 순간인지……감사하고 감사할 따름이다.
사랑하는 우리 아가야! 항상 엄마 아빠의 가슴 속에서 함께 사는 우리 아가야! 미안하다. 세상에서 함께 하지 못해서 정말 미안하다.
슬픈 영혼이게 해서 정말 미안하다.
너는 어쩌면 엄마 아빠의 참회 소리를 듣는가?
참회 진언(옴 살 바 못자모지 사다야 사바하)하는
소리를 구담자모암에서 참회기도 하면서 부처님의 가피의 소리가
사랑하는 우리 아가 전하여 너를 꼭 보듬고 오늘도 우렁차게 소리 내어 불러 본다.
금생은 전생의 연속이며 한 내생의 연결이고
금생에 주어진 환경이나 운명은
전생에 지은 원인으로부터 맺어진 결과이며,
금생에서 선악 간에 하고 있는 우리의 행동은
다 내생에 받을 결과에 대한 원인이 됩니다.
생명이란?
살만하니 떠나가는 것이 인생의 생명이다.
태어날 때 부모로부터 몸 받아서 태어나지만
세상을 떠날 때는 순서가 없는 것이다.
이미 태내 속에서 죽기 때문에 태어나지 못한
그 죽음의 순서가 되는 것이다.
인생은 살아가는 가는 짐입니다.
태어나면서 어느 누구도 짐이 안 되는 사람은 없습니다.
그 짐을 지고가야하기 때문에
고(苦)라하고 행복이라고 하였습니다.
가난도 짐이고, 부유도 짐이고, 질병도, 건강도, 책임도,
권세도, 다 짐이 됩니다.
또 헤어짐도, 만남도, 미움도, 살아도 살아가면서
부딪치는 것이 다 짐으로 살아가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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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st modified : 2020-04-14 13:4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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