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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즈꼬란, 본의든 본의가 아니든 햇볕을 보지 못하고, 물이 흘러가 버리듯 흘러간 불행한 아이를 통틀어 일컫는 말이다. 우리나라에는 미즈꼬에 합당한 낱말이 없는 것 같다. 우리나라에 이런 아이를 일컫는 낱말이 없다는 것은 그 수가 매우 드물었다는 간접적인 증좌(證左)이기도 하고, 설사 있었다 해도 드러내고 말하는 일조차 꺼렸던 까닭이 아닌가 생각된다.

태어난 아이들은 울 수가 있지만 낙태아는 울지도 못한다. 태반에 그 생명체를 위탁했다가 어둠에서 다시 어둠으로 물처럼 흘러가 버린다.
일단 생명을 받았다가 생명체로 움트게 했던 어버이 또는 남(男), 녀(女)에 의해 생명을 빼앗긴 것이 바로 낙태아이자 미즈꼬인 것이다. 따라서 미즈꼬도 일종의 살인이라고 할 수 있다.


영아나 유아는 달리 깊은 원한(怨恨)을 품고 있다. 왜냐하면, 영아나 유아는 비록 짧긴 하지만 한번은 세상의 빛을 보고 공기도 마셔 보고 또 어머니의 젖가슴의 따뜻함을 느껴보았지만, 낙태아는 어두운 자궁에서 다시 저승이라는 어둠 속으로 흘러갔기 때문이다. 그 임신이 사랑의 결정이든, 불행의 결정이든, 또는 악의 결정이든 생명체로서 싹텄던 것만은 사실이다.

"이 세상에 태어나지 않았으니까 생명도 없고 영혼도 없으니 중절하면 어떠냐?"고 말하는 여인들도 있다. 한심한 일이다. 남녀가 성교를 통해 사정된 정자가 여자의 자궁에서 난자를 만나는 순간부터 새 생명은 싹트는 것이다. 3개월 된 태아는 오체가 분명하고, 4개월 된 태아는 웃는 것이 카메라에 찍힌다는 사실을 이런 여인들은 알아야겠다. 중절을 가장 많이 하는 시기인 3개월 된 태아는 이미 오체를 갖추고 있는 것이다. 그 생명을 인위적으로 죽이는 것이 중절이다.
질문한 대로 중절에 의한 것만이 미즈꼬 또는 미쯔꼬령(水子靈)은 아니다. 유산의 경우, 여자가 주의를 해도 유산되는 수가 있다. 또 부주의로 유산되는 수도 있다. 이 경우도 태아로서는 마찬가지이다. 태아 자신의 뜻에 위해서 쓰러지거나 죽은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임신한 여인의 일방적인 원인으로 일어났기 때문에 낙태이건 유산이건 또는 낳자마자 죽은 사산의 경우이건, 태아로서는 똑같은 미즈꼬인 것이다. 그러므로 미즈꼬란 중절아, 유산아, 사산아 모두가 해당된다.


 





  대답은 명확하다. 다섯 번 중절을 했을 때, 그 중 세 아이나 두 아이만을 천도하면 어떻겠느냐는 질문인데, 많든 적든 그 수만큼 천도해야 한다. 전부를 천도하지 않고 일부만 천도했을 경우 효과는 기대하기 어렵다.
2번이면 두 아이를 위해, 5번일 때에는 다섯 아이 위해 천도해야 하며 10번일 때는 열 명을 다 해야 한다. 집에 있는 아이들의 경우를 생각하면 된다. 다섯 아이 가운데 한두 아이만 빼 놓고 먹을 것을 준다면 아이들 사이에 다툼이 생기거나 못 받은 아이가 골을 낼 것은 뻔한 일이다. 그런 일이 거듭되면 빠진 아이는 비뚤어지게 된다. 비록 양이 적어지더라도 다섯 아이에게 골고루 나누어 주면 아무 탈이 없다. 이러한 공평한 태도가 아이들에게 대한 어버이의 정성이며, 바르게 키우는 필수적인 조건일 것이다.


이와 마찬가지로 낙태아의 천도에 있어서도 어느 일부만을 천도했을 때 나머지 낙태아는 방치되는 결과가 되어 효과가 없을 뿐 아니라 낙태아에 대한 진정한 천도라고 할 수 없다. 아마도 이런 질문은, 현재의 남편과의 사이의 낙태아 말고 남편에게는 말할 수 없는 그 이외의 낙태아가 있을 때 어떻게 할 것인가 하는 질문이라고 짐작된다.
이런 경우 어느 쪽이든 본인이 직접 천도해야 하며, 드러내고 할 수 있는 것과 그렇지 못한 것을 분리해서 따로 천도하면 될 것이다. 실제로 내놓고 하기 어려운 경우는 절에 부탁해서 천도하는 방법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모든 천도를 타력에 의지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 역시 자신이 직접 하는 것이 좋다. 눈에 보이는 형식적인 천도가 아니더라도 자신이 저지른 것은 드러내고 할 수 있든 숨겨야 하든 공평하게 천도해야 하며, 그렇지 못하고 어느 한쪽만 한다면 오히려 역효과가 나타나므로, 하면 다하고 안 하면 다 하지 말아야 한다.
어느 한쪽만 할 경우 두 낙태아 사이의 불화로 모체에 더 큰 반발이 생긴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아무 탈 없이 지내는 사람도 분명히 있다. 그런 사람은 어째서 탈이 없을까? 그 까닭은 잘 모르겠으나, 현실적으로 영장현상이 본인은 물론 그 주변의 사람에게 나타나지 않는 사람도 꽤 있다. 그러나 잘 조사해 보면, 그 사람이 아무 탈이 없는 것이 아니라, 탈이 있어도 그것을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앞에서도 말했듯이 탈이 나는 것은 그 어머니나 여성에게만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상대 남자가 탈이 없더라도 형제, 자매 또는 그 육친관계에 있는 사람이 받고 있는 경우도 많다. 특히 남자 쪽에 심하지 않은 탈이 났을 때는 모르고 지내는 수가 많다. 따라서 탈이 없는 사람도 꽤 있지만, 그런 사람이 있다고 해서 정말 아무 탈이 없느냐 하면 반드시 그런 것만은 아니다. 탈이 없다고 생각되지만 주변을 잘 살펴보면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다. 또 본인은 물론 주위에도 아무 탈이 없다면 아직 나타나지 않은 것으로 보아야 한다.


극히 드문 예이지만, 본인이나 주변 사람, 육친 관계들이 매우 영격(靈格)이 높은 수호령(守護靈), 신장(神將)이 있어 낙태아의 영혼을 이미 천도해 준 경우도 있다.

불교를 지극하게 믿고, 계행(戒行)이 청정하고 선행(善行)을 잘 닦으면 신장이 늘 같이 있어 보호해 준다. 예컨대 넘어지거나 교통사고를 당하더라도 신장이 보호해주기 때문에 다른 사람은 다치거나 죽더라도 이른바 기적적으로 아무 상처 없이 사는 경우를 흔히 볼 수 있다. 이런 경우 그 선한 수호신의 영력(靈力)에 의해 낙태아의 영혼이 천도되는 수가 있다고 본다.


 





  앞서 질문과 비슷한 내용이다. 이 질문은 특히 중요하므로 따로 항목을 잡아서 답하기로 한다. 낙태아의 탈이란? 그 모체에만 있는 것인지 그렇지 않은지 하는 질문이라고 본다.

사실은 그렇지 않다. 중절했거나 유산했을 경우 모체, 즉 엄마에게만 탈이 난다고 믿어 왔으나 사실은 그렇지 않다. 이런 탈은 남자, 또는 그 아버지에게도 일어난다. 특히 오래되도록 천도하지 않았을 경우, 7년, 10년, 13년, 15년 혹은 그 이상 오래 되면 오래 될수록 남자쪽에 탈은 극심하다. 실제로 낙태아의 탈로 인해 사고를 만나거나, 하는 일이 여의치 못하거나 또는 부부의 화목이 깨지는 경우가 많고, 더 극단적인 경우 살인사건을 일으키는 남자도 더러 있다. 이처럼 낙태아의 탈은 모체에만 일어나지 않고 그 아버지, 남성에게도 생기는 동시에 형제, 자매, 손자, 증손에게까지 미친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부부 사이에, 외간 남자와 여자 사이에 생긴 아이를 중절했을 때 그 결과가 모체에게만 미치는 것은 아니다. 반드시 그 상대편 남자에게도 영장은 미친다. 또 모체나 여성에게는 영장이 없으면서 아버지나 남자 쪽에만 생기는 경우, 또는 모체에는 아무 탈이 없으면서 태어나는 형제나 자매에게 생기는 경우도 있다.

낙태아의 탈은 생기는 주기가 있다. 1년, 3년, 7년, 10년, 13년, 17년, 20년, 23년, 25년의 해당 달이 지나서 생기며 오래되면 오래 될수록 그 탈은 심하고 집요하다. 반면 빠르면 중절한 뒤, 다시 말해서 중절하고 1년 만에 탈이 나는 경우도 있다. 물론 사람에 따라 차이가 있다. 또 그 사이 어떻게 천도했느냐에 따라서도 많은 차이가 있다.


 





  일반적으로 누가 천도를 해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하기 쉽다.중절아의 영혼 천도를 권유하는 광고나 절의 팜플렛을 보면 그렇게 생각되지만, 천도방법 여하에 따라서는 달리 생각할 수도 있다고 본다. 즉, 모든 것을 절에 위임하는 타력불공이라면 그럴 수도 있겠으나, 자력불공을 생각한다면 생각이 달라질 것이다. 남자에게 탈이 생겼다는 것은 꽤 오래된 낙태아라고 생각되며, 그런만큼 그 탈도 심하다고 짐작된다. 그리고 또 문제되는 것은 현재 부부사이에서 생긴 낙태아냐, 아니면 남편 이외의 다른 남자와의 사이에 있었던 낙태아냐? 하는 점이다. 내 생각으로는 우선 남자 자신이 해야 하리라고 본다.


남자 자신이 뿌린 씨앗이므로 자신의 힘으로 수습하는 것이 좋겠다. 그리고 여성쪽에서도 힘을 보태는 뜻에서 여성도 함께 천도하면 더욱 좋겠다. 단, 낙태를 했던 여자 자신이어야 한다. 남편을 위해 다른 여인과의 사이에 있었던 낙태아를 현재 부인이 천도하는 것은 아무 의의가 없다. 반드시 당사자가 해야 한다. 우선 남자가 정성껏 천도한 뒤에 당사자인 남, 녀가 평생토록 그 낙태아를 위해 천도한다면 그 탈은 영원히 가시게 되고 낙태아의 영혼도 구제될 것이다. 대리 천도는 참다운 의미의 공양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솔직히 말해서 낙태아의 천도를 하라고 했을 때 믿지 못했습니다."
야마구찌현의 후지무라 씨(41세)는 밝은 미소를 지으며 이야기 했다. 상식 밖의 불운이 계속되어 처음 찾아왔을 때 그는 정말 딴 사람이었다. 어둡고 험악하고 무엇인가에 쫓기는 듯한 절박한 표정이었다.
"이제 다 틀렸어요. 징크스대로 나는 제2세로서, 선대의 모든 재산을 다 날릴 거예요. 어떻게 살 길이 없을까요?"
"회사 일이 잘 안 되나요?"
"잘 안 되는 정도가 아니라, 엉망이에요. 생각도 못한 일들이 연달아 생기고…."


후지무라 씨는 선대가 물려준 종업원이 2백 명 정도인 철공소를 경영하고 있었다. 그런데 몇 달 전부터 큰 손실이 생기는가 하면, 사고가 연발했으며, 중요한 자리의 필수요원이 하나씩 회사를 그만두었다. 주문이 취소되어 회사 설립 이후 처음으로 임금이 체불되기도 했다. 이대로 가다가는 반년도 못 가서 파산할 것 같았다.

"게다가 더욱 마음 아픈 이유는 처와 이혼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그는 매우 심각한 표정이었다.
"중절한 일이 있으시군요."
"예. 처가 네번, 다섯번 낙태한 일이 있습니다. 그리고 다른 여자한테서도 한두번 있구요."
"문제는 다른 여자와의 중절아일 것입니다."
"그렇다면 그 탈이 난 것입니까?"
"그렇습니다. 원한을 품고 탈이 난 것이지요."
"그렇다면… 그녀의 중절아일 겁니다."
그는 무엇인가 짚이는 것이 있는 듯했다. 그리고 한 달이 지나더니 싸움을 하지 않게 되었다.
"이상합니다. 트집이라도 잡고 싸우려고 해도 그럴 마음이 안 생기더군요."
"저도 그래요. 이 사람이 아주 딴 사람처럼 변했습니다."
찾아온 부부는 이혼의 위기를 넘어선 탓인지, 그 원인이 분명히 중절아 때문이라는 것을 분명히 믿게 되었다.


<처 아닌 다른 여인의 중절아>

지금 부인과 결혼 말이 오갈 때 사귀던 한 여자가 있었다. 그 여자는 후지무라 씨와 결혼하게 될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지금 부인하고의 결혼이 진척되자 헤어질 때, 이별여행을 했다. 그때 그 여자는 늘 하던 대로 피임을 하지 않았고, 임신을 했다.

"저는 후지무라씨의 아기를 가졌어요."

그 여자는 결혼식 10일 전쯤에 후지무라씨의 부모에게 전화를 걸어 결혼을 훼방하려고 했다. 화가 난 후지무라씨는 그 여자에게 반 강제로 중절을 시켰다. 그 여자는 원망을 하면서 고향으로 돌아갔다. 꼭 20년 전 일이다.

"그 낙태아의 영장입니다."
"설마…."
"낙태아의 탈은 무서운 것입니다."
"저도 이야기는 들었어요. 그렇지만 믿어지지 않아요."


<천도를 하고 비로소 이해한 낙태아의 두려움>

결국 후지무라씨는 궁여지책으로 낙태아의 천도를 하기로 했다. 꼭 석 달 전의 일이었다.

"시작했을 때는 이것으로 내가 살아날 수 있을까 하고 믿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시작하고 나서 차차 천도의 효험이 나타나게 되자 깜짝 놀랐습니다."

후지무라씨는 낙태아의 영장이 점차 수그러들자 더욱 지극히 하며 계속했다. 미신이라고 일소에 부쳐버린 사람도 있었지만, 그는 진지했다. 닷새, 열흘, 스무날... 정말 불가사의한 일이었다. 회사 안의 분위기가 달라졌다. 그리고 부인과의 사이도 회복되었다.
"역시 탈이 났었던가?"
그가 확실히 알게 된 것은 회향한 뒤 보름쯤 지나서였다. 회사가 완전히 정상으로 돌아온 것이다.
 





  분명히 천도공양을 해 주면 탈이 있을 수 없다. 그러나 그 천도방법에 여러 가지 문제가 있다. 천도하는 방법은 그 절에 따라서 또는 그 단체에 따라 매우 다양하겠지만, 다만 그 천도가 진정한 뜻에서 그들이 천도될 수 있는 불공을 하고 있느냐가 문제이다. 천도불공에 대해서는 일반적으로 지장보살을 모시거나 호마[護摩 : 화제사법(火祭祀法. 밀교에서 일반적으로 행하는 공양법으로 불에 공양할 물건을 태우는 작법)]를 하거나 또는 낙태아에게 불명(佛名)을 지어 주고, 위패를 모시는 방법이 가장 보편적이며 불공기간, 비용 등도 갖가지이다. 다만 남에게 부탁하고 타력본원(他力本願) 해서는 완전한 천도가 되기 어렵다.



특히 낙태아는 어둠 속에서 어둠 속으로 묻혀버린, 마땅히 삶을 받았어야 할 새 생명력을 일방적으로 끊어 죽인 것이므로, 그 나름대로의 지극한 정성이 깃들여야 한다. 다시 말해서 실제 중절을 한 당사자인 본인이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으로 천도해 주지 않으면 참다운 의미의 중절아 영혼천도가 되지 않는다고 본다. 타력본원(他力本願)보다는 스스로의 마음으로 스스로의 손으로 그 영혼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하고 잘못했다는 마음으로 천도해 주어야 한다. 경을 읽는 것도 중요하지만, 자신이 진심으로 사죄하는 일이 천도하는 첩경인 것이다.


 





  이 질문을 낙태아에 의한 탈이 자신만으로 끝나는지 아니면 다른 사람에게도 영향을 끼치는가에 대한 질문인데, 이는 여러 가지 의미에서 본인에게만 국한된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 탈이 나는 범위가 매우 광범하다. 간단히 말해서 본인, 형제, 자매 그 후손에까지 끼치는 경우가 있다. 내가 가지고 있는 데이터에 의하면 증손에게 끼친 예도 있다. 동경에 사는 어느 나이 지긋한 부인의 경우 본인에게는 상당한 탈이 있었고 그 자식과 손자에게는 아무 탈이 없었는데 증손대에 그 탈이 나타났다.

이런 구체적인 예는 몇 케이스 있다. 옛날부터 영장은 7대에 걸쳐 탈이 난다는 말이 전해오지만 단정적으로는 말할 수 없다. 하지만 자기 혼자만으로 그치지 않는다는 것만은 확실하다.



 





  편지를 받은 뒤 직접 본인을 면담하고 조사해 보았다. 그 결과 역시 낙태아의 탈이라는 것이 확실했다. 그녀는 곧 천도불공을 시작했다. 그녀는 사경하는 방법을 택했다. 매일 낙태아를 위해 기도하고 아이를 낳게 해 달라고 기원했다.

천도불공의 효험이 차차 나타나기 시작했다. 매일 시달리던 꿈을 안 꾸게 되었고, 몇 달이 지났다.
"덕택에 임신을 했는데 또 유산이 될까 걱정이 됩니다.?
그녀는 불안한 마음을 감추지 못하고 전화를 걸어왔다. 나는 지금까지와는 다를 것이라고 말해 주었다. 영장을 일으켰던 낙태아의 천도를 했으니까 유산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마침내 무사히 순산을 했다. 건실한 아들이었다. 그들 부부의 기쁨은 말할 수 없었고, 시어머니도 여간 기뻐하지 않았다.



사람의 마음은 간사한 것이어서 이제까지는 영혼이니 영장이니 하는 것은 귓전으로도 듣지 않던 시어머니도 아홉 구의 유산아 영혼을 위해 그녀와 같이 천도불공을 시작했다. 낙태아의 영혼천도로 영장이 소멸되었는지, 태어난 아들은 무럭무럭 자랐고, 온 집안이 손자를 중심으로 밝은 나날을 보내게 되었다.

얼마 뒤,
"둘째가 생겼어요."
하는 그녀의 맑은 음성을 들었다. 이 부인처럼 영장이 가시고 자식을 얻었다는 사람이 꽤 많다. 의학적으로 보아, 유산 그 자체에 문제가 있었다고 하더라도 그 문제를 해결할 수 없었다. 그러나 낙태아의 영장을 없게 함으로써 악몽은 사라지고 자식복도 얻게 된 사람들은 모두 낙태아의 영혼 천도를 한 덕분인 것이다.


 





  어느 절에서나 낙태아의 영혼 천도를 해 주지는 않는다. 종파에 따라 그 영혼을 인정하지 않거나, 낙태아의 영혼 자체를 부정하기도 한다. 그러나 최근에는 종교에 관계없이 낙태아의 영혼 천도를 하는 절이 전국에 2천여 개가 있으므로 전처럼 찾아내기가 어렵지는 않을 것이다.

불명, 묘에 관해서는 이렇게 생각한다. 불명이니 (일본의 묘는 화장한 유골을 묻고 비석을 세운다). 따라서 우리나라처럼 봉분을 하지 않기 때문에 작은 면적만으로도 충분하다는 하나의 상징적인 대상일 뿐이어서 불명을 적은 위패나 묘비에 그 영혼이 깃드는 것은 아니므로 다만 천도하는 사람이 한 대상물로 삼기 위한 것에 불과한 것이다.



천도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어 절에 따라서는 굳이 불명이 꼭 있어야 된다는 곳도 있다.
불명이 없으면 그 영혼이 천도받지 못하고 성불(成佛)하지 못한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내 개인적인 소견으로는 비록 불명이나 위패나 묘비는 없더라도 천도하는 사람이 낙태아의 영혼에 대해 진심으로 잘못을 비는 마음만 있으면 충분하다고 본다. 아무리 훌륭한 묘비를 세우고, 불명이 적힌 위패가 있어도 천도하는 사람이 진심으로 참회하지 않는 한, 낙태아의 영혼은 천도되지 못할 것이다.
또 천도함에 있어 꼭 필요한 것이 있다. 중절했거나 유산이 되었거나, 사산(死産)한 연월일만은 기억해서 그 날을 어른들의 제삿날처럼 여기고 천도해 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또 천도함에 있어 꼭 필요한 것이 있다. 중절했거나 유산이 되었거나, 사산(死産)한 연월일만은 기억해서 그 날을 어른들의 제삿날처럼 여기고 천도해 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대체로 낙태아의 천도는 지장보살을 모신다. 때로는 관세음보살을 모시는 예도 있다. 낙태아의 천도에 지장보살을 모신 역사는 상당히 오래 전부터이며 지장보살의 공덕과 영험이 가장 크다고 믿어왔다. 지장보살의 모습을 한 번 생각해보면 수긍이 갈 것이다. 인자하고 온화한 상이어서 그 모습만 보아도 마음이 편안해진다.

낙태아와 지장보살을 생각하기 전에 지장보살이 어떤 분인지 먼저 살펴보자. 어떤 보살인지를 명확히 알면 중절아 천도때 지장보살을 모시는 까닭을 곧 알게 될 것이다.

일본은 어느 마을에 가든지 눈에 띄는 불상이 지장보살이다. 지장보살은 이름 그대로 부처는 아니다. <지장보살본원경(地藏菩薩本願經)>에 따르면, 옛날 두 왕자가 부처님의 설법을 듣고 각각 원을 세웠다.


한 왕자는 세상 사람들이 괴로움을 당하고 헤매고 있는 것을 보고, 하루 빨리 불법을 깨쳐 부처가 되어 중생을 제도하고, 구제하여 주리라는 원을 세웠으며, 또 한 왕자는 역시 중생들이 고뇌하는 것을 보고 너무 딱하고 안쓰러워 앉지도 서지도 못해 모든 사람을 다 제도한 뒤에야 부처가 되리라고 원을 세웠으니, 부처가 되어 중생을 제도하겠다는 원을 세운 왕자는 일체지성여래(一切智成如來)가 되었고, 모든 중생을 제도한 뒤에 부처가 되리라고 원을 세운 왕자가 바로 지장보살님이시다.

또 이렇게도 전한다. 석가세존께서는 열반에 드신 뒤(돌아가신 뒤) 56억 7천만년 뒤에 미륵불이라는 부처님이 태어나실 때까지 이 세상에 여래부처가 아니 계시니까 그 동안 부처님을 대신해서 부처님의 법을 설하기 위해, 부처가 될 자격이 충분하면서도 부처가 되지 않고 자진해서 이 세상에 나투신 분이 바로 지장보살이라고 한다.
지장이란 이름은, 마치 땅에는 모든 생명체를 품어 주고 싹트게 하는 무진장한 힘이 있듯이, 중생의 괴로움을 덜어 주고 소원을 모두 이루게 해주는 대비심을 간직한 보살이라는 뜻이라고 한다.
지장보살은 그 대원에 따라 모든 사람의 괴로움을 덜어 주고 소원하는 바를 이루게 해줄 뿐 아니라 죽은 뒤에도 자비의 손길을 내린다고 한다. 그래서 우리나라에서도 <석문의범>이라는 책을 보면 유명교주(幽冥敎主) 대원본존(大願本尊) 지장보살이라는 말이 나온다. 사람이 이 세상에서 사는 동안 저지른 행(좋든 나쁘든 간에)의 과보(課報)로서 죽은 뒤에 여섯 가지의 세계에 태어나게 된다. 즉 악행을 하면 지옥에 태어나고, 좀 덜하면 아귀, 축생, 수라로, 선행을 하면 인간, 더하면 천상에 태어난다. 이것을 육도윤회(六道輪廻)라고 한다.

이 육도 가운데 지옥, 아귀, 축생은 삼악도라 하여 죄에 대한 벌을 받는 곳이지만, 지장보살은 그런 악도에도 나타나시어 그 사람이 진정으로 참회하고 뉘우치면 악도에서 구해준다고 한다. 중국으로부터 한국을 거쳐 평안시대(서기 794년)에 전해진 이 지장신앙은 처음에는 귀족 사이에서 성행했으나, 지옥, 극락사상이 뿌리를 내리면서 저승에서도 구원을 해주는 보살이라는 점에서 아미타불신앙과 결부되어 일반 민중에게까지 널리 퍼지게 되었고, 일본에서는(서기 1604년에 이르면서) 토속 신앙인 도조신(道祖神) 신앙과도 융합되어 어느 마을에 가든지 길목마다 지장보살을 모시고 받드는 오늘날과 같은 일반 서민신앙으로 발전했다. 일본에 지장신앙이 친근한 민중 신앙으로 된 데에는 슬픈 사연이 담긴 ‘사이노 가와라’라는 전설이 크게 작용한 것 같다.